Press Release June 18, 2026
불면증에 병원 갔더니… 약 대신 ‘스마트폰 앱’ 처방
#블루케어#디지털치료기기#DTx#BlueKare
‘디지털 치료제’가 뜬다
앱은 매일 수면 시간을 기록하고, 기상 시간을 지정해주고, 밤늦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두 달이 지나자 잠드는 시간이 빨라졌고 수면의 질도 개선됐다. 스마트폰 속 소프트웨어가 치료자인 셈이다.
환자의 행동과 생활습관을 바꾸어 질병을 개선하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뜨고 있다. 이제는 앱이 약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일반 건강관리 앱과 달리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입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약품처럼 치료 효과가 검증된 ‘앱 형태의 치료제’이다. 현재 국내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15개에 이른다<그래픽 참조>. 분야도 불면증, 경도인지장애, 우울증, 불안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ADHD), 폭식증 등 다양하다.
김수진 고려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의 핵심 기능은 환자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증상을 개선시키는 인지행동치료”라며 “치료 효과는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중독질환 등에서 약물치료와 동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옆에서 웃는 상황이 생겼을 때, 우울한 사람은 “나를 비웃는구나”라고 해석한다. 반면 건강한 사람은 “그냥 자기들끼리 웃는 거겠지”라고 생각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이러한 왜곡된 사고를 발견하고 교정하는 과정이다. 근거 중심으로 구조화돼 있어 앱으로 구현하기 쉽다. 디지털 치료제가 정신건강 분야에서 먼저 꽃을 피운 이유다.
국내 최초 디지털 치료제인 ‘솜즈’와 ‘슬립큐’는 불면증을 대상으로 한다. 치료 원리는 수면 인지행동치료다. 불면증 환자는 잠을 못 자면서도 침대에 오래 누워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히려 수면 효율을 떨어뜨린다. 디지털 치료제는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뒤 기상 시간을 고정하고, 침대 사용 시간을 조절하며, 수면 위생 교육을 제공한다. 매일 밤 행동을 점검한다. 말 그대로 ‘디지털 잔소리꾼’이다.
ADHD 치료제 ‘스타러커스’는 게임 형태다. 아이들은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주의력과 작업 기억력을 훈련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다. 이 시기에 개입하면 치매 발생과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치료제 ‘수퍼브레인 DEX’와 ‘코그테라’는 기억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을 반복적으로 훈련해 인지기능을 높인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도 스마트폰으로 개선한다. ‘블루케어’는 가상 강아지와 교감하며 마음챙김 훈련을 제공한다. ‘치유포레스트’는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정서 안정과 자기 이해를 돕는다. ‘클라리스’는 턱관절장애 환자의 자가 재활과 이완요법을 지원한다.
김수진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 공간을 병원에서 일상생활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치료제와 AI(인공지능)가 만나면 개인 맞춤형 행동 개입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 처방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다. 환자가 수만~수십만 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돼야 디지털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